클로드 코드를 협업하게 하는 방법 — 두레와 컨덕터링
클로드 코드를 좀 굴려본 사람이라면 이 하소연을 안다.
"서브에이전트를 병렬로 돌렸는데, 하다가 끊겼어요." "시켜놨더니 이상한 걸 만들어놨어요."
세션 하나로는 성이 안 차서 여럿을 돌리기 시작하는 순간, 누구나 이 벽을 만난다. 왜 그런지 아는가. 서브에이전트한테는 물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.
구조를 보면 답이 나온다. 에이전트가 오더를 내리고, 서브에이전트는 그걸 받아 수행한다. 일방향, 한 번. 그런데 일이라는 게 하다 보면 반드시 갈림길이 나온다. A로 갈까 B로 갈까, 쌓을까 미룰까. 사람이면 이때 지시한 사람에게 묻는다. 서브에이전트는 물을 채널이 없다. 그러니 둘 중 하나다 — 제멋대로 밀고 나가거나(사고), 거기서 끊기거나(도망). 그러고 나면 시킨 쪽이 결과물을 다 다시 읽으며 뒤치닥거리를 하러 쫓아다닌다. 시간도 토큰도 거기서 샌다.
정직한 전제에서 출발하자. 완벽한 작업지시서는 존재하지 않는다. 실무자가 실제 코드를 지시서와 대조해 실측하는 순간, 빠진 것이 반드시 드러난다. 늘 그렇다 — 인간 조직이 수백 년 알아온 사실이다. 그러니 문제는 "더 좋은 지시서 쓰는 법"이 아니다. 문제는 이것이다: 빈 곳이 나타났을 때, 누가 답하는가?
당신이어야 하나? 모든 갈림길, 모든 "A예요 B예요?"가 당신 무릎에 떨어지는 게?
오케스트라를 생각해 보라. 단원들이 연주 중에 극장주한테 "이 음 더 세게 칠까요?" 하나하나 물으러 온다면, 그건 오케스트라가 아니라 엉망진창이다. 지휘자는 그래서 있는 것이다.
myDoo는 클로드 코드를 이렇게 굴린다 — 우리는 이걸 컨덕터링(Conductoring)이라 부른다.
늘 PM부터 세워라. 가장 똑똑하고 가장 비싼 모델 — 페이블과 전체 그림을 의논한다. 로직, 목표, "완성"이 어떤 모습인지. 그 대화가 곧 위임이다. 이게 바로 서면, 그 아래 모든 것이 그 위에 선다.
PM은 돌아서서 코워커들을 불러낸다. 한 명 한 명에게 작업지시서가 간다. 그리고 일마다 맞는 모델을 PM이 고른다 — 어려운 부분은 오퍼스, 물량은 소넷. 비싼 모델이 생각하고, 싼 모델이 타이핑한다. 이게 조용히, 토큰을 크게 아끼는 방법이기도 하다.
어휘에 주목하라. 코워커지, 서브에이전트가 아니다. sub-가 아니라 co-다. 시켜놓고 잊어버리는 하청이 아니다 — 원장에 이름이 오르고, 보고서를 쓰고, 서신을 주고받고, 보드에 보이는 동료다.
코워커는 실측한다. 작업지시서의 빈 곳이 보이면 질의서를 쓴다 — 그리고 멈춘다. 열린 질문을 지나쳐 짓지 않는다. 이 규율 하나가 모든 걸 바꾼다. 멈추는 코워커는 도망가는 서브에이전트와 완전히 다르다. 멈춤은 규율이고, 도망은 사고다.
PM이 답한다 — 당신이 위임한 지향점 안에서. 코워커는 답을 받아 계속 간다. 질의는 PM 층에서 흡수되고, 진짜 오너의 판단이 필요한 것만 당신에게 올라온다.
그리고 확장된다. PM을 여럿 세워라 — 데스크마다, 영역마다. PM끼리도 서신을 주고받으며 겹치는 영역을 서로 조정한다. 스마트한 PM들, 규율 있는 코워커들 — 그리고 당신은 딱 한 층과만 대화한다.
이 교환에 myDoo는 이름을 붙였다. 두레(Doorae) — Request · Answer · Exchange. 묻고, 답하고, 교환한다. 우리말 두레는 원래 마을 사람들이 품을 모아 서로의 논밭을 함께 갈던 일 조직이다. 남들은 이걸 "오케스트레이션"이라 부른다. 우리는 마을이 먼저였다고 생각한다.
그리고 서신은 그냥 기록이 아니다. 코워커가 통문을 쓰면 상대의 초인종이 울린다 — "너에게 서신이 왔다, 게시판을 읽어라." 메시지는 배달되고, 파일은 남는다. 이게 요체다: 종이 자국이 남는 대화. 우리 에코 테스트에서 왕복 한 바퀴 — 질의 발신, 답신 수신, 서명하고 보관까지 — 가 31초에 끝났다.
이 모든 걸 워크보드(Work Board)에서 구경한다. 데스크마다, PM마다 그 밑에 코워커 트리가 선다 — 일하는 중은 초록 펄스, 노는 PM은 쉬는 물개, 그리고 "오늘 완료" 접힌 수납. 당신은 더 이상 교환수가 아니다. 서신이 흐르는 걸 구경하다가, 오너가 답할 것에만 답하면 된다.
하나 더 — 어쩌면 이게 제일 좋은 부분이다. 이 모든 단계가 — 설계 브리프, 작업지시서, 질의, 답신, 완료 보고 — 전부 문서다. 과정 전체가 자산이 된다는 뜻이다. 무엇을 만들려 했고, 계획의 어디가 얇았고, 실무자들이 무엇을 발견했는지 — 다 남아서, 읽을 수 있고, 다음 일에 재활용된다. 돌아가는 AI 조직을 바닥부터 쌓아 올렸더니, 아주 오래된 것을 재발견하게 됐다. 서류다. 작업지시서, 통문, 결재. 알고 보니 행정은 관료주의가 아니었다 — 구성원이 잠들고, 죽고, 교체되는 조직이 살아남는 방법이었다.
클로드 코드가 하다 말고 도망가는 건 멍청해서가 아니다. 물을 상대가 없어서다.
지휘자를 붙여줘라.